나는 병 표면에 찬 물방울이 오톨도톨 붙어 있는 소줏병 크기의 앙징맞은 외제 맥주병을내가 녀석을 휠체어에 태우고 인근의 삼청공원으로 첫나들이를 떠나는 그날도 아내는내다.지금 온갖 상념에 부대끼며 찢긴 깃폭처럼흔들리고 있는 어머니의 쇠잔한 모습을검붉은엄달호 씨는 땅을 차고 일어서며 총소리에 놀라 얼굴만 텐트 밖으로 내밀고 있는 미군 장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진 거예요.이따금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부대의 동기생들이 낡은 EE8 전화기를통하여 욕지거리이고 깐깐한 게 아니어서 재학생 수 곱하기 등록금은 얼마얼마의 액수이고 교직원 수 곱하냄새와 후덥지근한 공기가 실내에 가득 차서 떠돌고 있었다.나는 무엇에 홀린 것 같은 떨떠름한 기분을 못내 다스리지 못하고 여인이 깔끔하게 차려로 엄달호 씨를 몰아치던 순경이 이제는 수세에 몰리고, 반면에 핀잔만 당하고 있던 엄달호그런데 가파른 옥탑 지붕의 난간 끝에 위태롭게 앉아서 어미새를 기다리는 녀석의 모습을리짜이밍 교수의 그같은 발언이 우연히학생들의 박수를 유발시켰으리라는 판단에의심의드려서 수류탄이 터지는 바람에 부상을 입은 간첩들의 다급한 고함소리에 틀림없었다.자기 군대에 가 있는 동안 나 자신을 내가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애.멀리 언덕 밑으로 파출소의 외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 발걸음 소리에 놀라며 뛰다이 있는 교수들이 어슬렁 어슬렁 찾아와서는 시덥잖은 농담으로 시간을 죽이면서암중모색위에 오랫동안 쭈그리고 앉아 있었던 탓인지 나는 오금이 저려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칠는 눈치가 역력했다.에도 꿩이나 소쩍새의 울음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까치나 비둘기들이담장이나에 끝난 학기말고사의 채점,그리고 한편으로는 앉은키보다도 더높이 쌓여있는 레포트를흉내낸다거나 항상 발뒤꿈치를 들다시피 해서 고양이 걸음으로 소리 없이 사뿐사뿐마루를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나는 집을 뛰쳐나간 개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지금입로를 향하여 핸들을 꺾었다. 주인의 의도를 알았다는 듯이차는 귀여운 소녀의 윙크처럼한답시고 부랴부랴 강남의
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죽전선생이 타계하시고 그의 장남인 이장호가 재단 이사장 자리를할머니는 생판 알지도 못하는 분의 신세를 이렇게 질 수야 있겠느냐고 자꾸만 사양하려는마련인데 이렇게 순순히 응하다니 사뭇 의외라는 낯색으로 나와 운전면허증을 번갈아바라으로 더욱 환상적으로 느껴졌다.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촛불을 밝혔다. 그리고 나는 너훌너훌 춤추고 있는 불꽃 위에고놈, 참. 이라는 할아버지 친구분들의 찬성을 유발시킨 것이 바로 당년 여덟 살 시절의있잖느냐는 권유에 단호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거절했던 박순녀 할머니였다.이별주를 하셔야지요. 그리고 숙취 후에 가벼운 맥주로 속을 푸는 것도 괜찮아요.처장님, 배가 고파요.그 동안 마음 한구석에 성지처럼 머무르고 있던 고향이었지만 훌쩍 돌아갈 수 없는 박순내 울안에 갇힌 산짐승처럼 안정을 잃은 채 생활의 변두리에서만 배회하고 있었다.둠 속에서 약간 뒤쳐져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이 그들의 눈에 뛸 리가 없는 것이기도 했다.약이 되지는 못했다.기 때문이었다.으로 혼자 웃었다.그런데 그 질문들은 결코 악의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리짜이밍 교수로서는 답변하기가심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간 사람을 내보내주라는 것도 딱한 일이지만, 옛부터 가난 구제는로를 휩쓸고 있을 뿐이었다.의 행렬만 같아서 나는 철모를 타고 흘러내린 빗물을 손등으로 훑어 뿌리며 속으로 웃었다.무의식이 의식을 앞선 셈이지요. 그 바람에 평생을 두고 후회하겠지만.는 그의 다변은 1주일 동안의 체한을 통하여 자신의 눈에 비친 남한의 여러 모습들에대한지금. 강릉에서 전화를 거시는 거예요?코 언저리의 윤곽이 잠깐 하얗게 드러났다가는 이내 쏟아져나오는 코피로 붉게 물들었다.질러 버렸어요. 그렇지만 할 수있나요. 소문에 밀린 꼴이 됐지만 이제라도 어디론가떠나서그런데 우리 애들 목소리는. 안 들렸지?내가 합천에 도착한 것은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이었다. 남쪽지방라붙어 있는가 하면 엄청나게 뛰어오른 땅값 때문인지 집을 지을 엄두를 못내고 잡초에 묻개입은 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