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신근 박사의 '애견 이야기' <95>
오랜 시간 사람과 정을 나누는 동안 개는 단순한 집짐승 이상의 동물 식구로, 인류의 동반자로 무한한 사랑을 받아왔다.
겨우 젖을 뗀 작은 강아지조차도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 책임감, 이해와 협동심,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의 거울’노릇을 하기에 충분하다. 개는 주인이 잘생기고 못생기고, 또는 우둔하고 현명하고를 따지지 않는다. 모든 주인은 그 애견에겐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의 대상이다.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개는 무한한 사랑과 우정과 신뢰의 원천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복덩이를 ‘아무나 돈 주고 사버린다’면 불공평하다. 서울 퇴계로 또는 가까운 동네 애견센터 어디에서도 개를 구입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개가 봉제 인형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이라는 데 있다. 개를 기르는 즐거움과 함께 ‘같이 한 집안에 산다’는 책임감도 마땅히 느껴야 한다.
개를 구입하기 전 우선 강아지를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부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첫째, 강아지에게 밥을 주는 일이며 운동 및 훈련, 그리고 매일 빗질과 털 손질 등 ‘귀찮은 일거리’를 자청할 수 있는가?
둘째, 강아지를 위한 충분한 공간 확보는 됐는가? 영양 공급 및 건강관리를 해줄 능력은 있는가?
셋째, 암컷을 키울 것인지 수컷을 키울 것인지, 순종 또는 잡종을 구할 것인지 등의 선택은 서 있는가?
이런 점에 대한 분명한 판단이 애견가의 자격을 결정한다. 개와 사람이 ‘더불어 누리는’ 행복의 질도 대개 구입 전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생후 4개월 이전의 강아지를 고르는 게 좋다. 강아지와 사람이 가장 가깝게 되는 것은 생후 2, 3개월이며 개의 품성도 생후 4개월까지 바탕이 형성되므로 이 시기엔 특히 구입과 초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은 역시 외모에 나타난다. 강아지 구입시엔 첫째, 눈이 초롱초롱하고 맑은가? 둘째, 귀에서 심한 악취나 염증은 없는가? 셋째, 털은 윤기가 흐르며 외관상 군데군데 털이 빠진 곳은 없는가? 하는 점 등을 살핀다.
잇몸은 창백하지 않으며 건강한 핑크색을 띠어야 한다. 강아지를 손으로 만졌을 때 반항하듯 꿈틀거려야 힘 좋은 놈이며, 반응 없이 축 늘어졌다면 좋지 않다. 또한 배가 유난히 부풀었다든지, 기침을 해대거나 항문 주위가 지저분한 것도 건강상 결격 사유이다.
윤신근애견종합병원장 www.dogs.co.kr